#. 20년차 주부 양승화(43)씨. 평소 유리창을 닦거나 빨래를 널 때 어깨가 뻐근했지만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던 양씨는 최근 손을 올려 머리를 묶지 못할 정도로 통증이 심해졌다. 병원을 찾은 양씨는 MRI 정밀 검사 결과 ‘회전근 개 염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집안일 등 어깨 사용이 어깨 힘줄의 손상을 불러온 것. 하지만 다행히도 손상 범위가 적어 자가 혈액을 이용한 ‘PRP주사요법’으로 간단한 치료를 받았다.
◆팔 올리면 통증 사라져 방치 쉬워
어깨는 우리 몸에서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 곳인데, 이는 ‘회전근 개’라 불리는 4개의 힘줄이 사방에서 지탱해주기 때문이다. 테니스·배드민턴·골프 등 어깨를 많이 쓰는 운동을 하면 어깨뼈와 회전근 개 사이의 마찰로 손상을 입게 되는데, 이런 질환을 ‘회전근 개 염증’이라고 부른다. 노화로 인한 퇴행이나 과도한 어깨 사용, 운동 중 외상 등으로도 발생한다.
어깨 힘줄에 염증이 생기면 초기엔 팔을 어깨 높이로 들 때만 아프다가, 점차 진행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을 느끼고 무거운 것을 들거나 내리기도 어려워진다.
팔을 아무리 올리려고 해도 올라가지 않는 오십견과 달리 회전근 개 질환은 팔을 올릴 때는 아프다가 팔을 완전히 뻗으면 통증이 사라지기도 한다. 문제는 이 같은 간헐적인 통증때문에 증상을 방치하게 쉽다는 것이다.
연세사랑병원 어깨상지관절센터 강승완 과장은 “회전근개 염증을 단순히 오십견으로 오인해 방치하면 회전근개 파열로 진행돼 수술이 불가피해지므로 의심 증상이 반복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초기에 발견 치료하면 파열 예방
회전근개 염증은 굳이 수술을 하지 않더라도 치료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보존적 치료법에는 ‘체외충격파 치료’와 ‘PRP(혈소판풍부혈장) 주사치료’가 있다. 비수술 요법은 30분 내외의 시술만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고 시술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염증 부위에 고에너지의 충격파를 가함으로써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세포의 활동을 둔화시키는 원리로 통증을 경감시킨다. 또한 인대나 힘줄을 구성하는 콜라겐 섬유소를 자극해 근본적인 상처 치료에 필요한 조직 재생을 돕는다. 시술 시간은 20분 안팎으로 시술 후 바로 귀가할 수 있다.
환자의 몸에서 채취한 혈액 중 혈소판만을 5배 이상 농축 분리해 주사하는 PRP(혈소판풍부혈장) 주사치료는 혈액 채취부터 주사까지 30∼40분 정도 걸린다.
강승완 과장은 “비수술 요법은 반복적으로 시술을 하더라도 부작용이 없어 안전하며 입원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며 “특히 단순한 염증이 파열로 진행되는 것을 조기에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