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딸아이를 둔 최미선(37) 주부는 마음이 심란하다. ‘새로운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을까’ ‘다른 아이들에게 뒤쳐지진 않을까’하는 걱정에서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성태정 교수는 “아이의 신체발육 상태와 건강상태를 꼼꼼하게 살피고,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하도록 준비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취학 전 아이 건강 체크포인트를 짚어봤다.
◆멀리 있는 잔글씨 잘 읽나
보통 난시가 있거나 원시, 근시가 심한 아이는 눈을 찡그리고 잘 안 보인다고 말하기 때문에 일찍 발견된다. 문제는 -3디옵터 미만의 경도 근시다. 2~3m 안의 가까운 사물이 잘 보여 방심하기 쉽다. 이대로 입학하면 멀리 있는 칠판의 잔글씨가 잘 안보이게 된다. 원시가 있는 아이들은 수정체 조절력이 좋아 일상생활에는 지장이 없지만 작은 글씨를 보는 해상도가 떨어지므로 학교 공부를 하다 보면 ‘눈피곤증’이나 ‘조절내사시’가 심해질 수 있다.
굴절이상으로 안경을 착용해도 교정시력이 0.8에 미치지 못한다면 약시다. 약시는 만 6세 전 치료해야 효과적이므로 빨리 발견할수록 좋다.
◆치아상태 괜찮은가
초등학교 입학 전 아이들은 음식 섭취가 잦아지고 군것질도 늘어 충치가 생기기 쉽다. 충치를 그냥 두면 염증이 치아뿌리까지 가서 치아 주위 뼈가 녹고 잇몸에 고름주머니가 생긴다. 이렇게 염증이 심해지면 영구치의 위치나 모양이 이상해 질 수 있다. 심지어 젖니를 미리 뽑게 되는 경우도 있다. 젖니를 미리 뽑게 되면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없어져 덧니가 생기는 등의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앞니에 오래된 충치가 있는 경우에는 충치 부분이 검게 보이므로 취학 전에 치료해주고, 치열이나 턱이 바르지 못하면 조기에 교정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청력에 이상 없나
아이들에게 감기 다음으로 흔한 질환이 중이염이다. 감기나 홍역을 앓고 난 뒤 중이염이 잘 생긴다. 정상적인 어린이가 중이염을 앓고 난 후 청력에 장애가 생기는 경우가 있는 만큼 정기 검사가 중요하다.
청력 상태는 평소 아이의 생활습관을 통해 알 수 있다. 갑자기 아이가 TV 소리를 높여서 보거나 여러 번 불렀는데도 반응이 없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코를 자주 만지거나 킁킁거리지 않나
코를 자꾸 후비고 만지작거리거나 이유없이 킁킁거리면 비염과 축농증을 의심해 봐야한다. 잦은 콧물과 재채기, 코나 눈의 가려움을 자주 호소하는 아이들도 알레르기 비염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입학해서도 계속 코를 훌쩍거리게 되고 수업시간에 집중할 수 없어 학업 성취도가 떨어진다.
알레르기 비염과 축농증은 병력과 임상증상으로도 진단할 수 있으며, 간단한 방사선 검사와 알레르기 검사로 원인을 찾을 수도 있다. 어린이의 축농증은 약물치료가 원칙이며, 그 외에 콧속 식염수 소독이 도움이 된다.
◆굳은 변을 보고 있지는 않은지
아이들 변비는 잘못된 배변 습관이 가장 큰 문제다. 입학 전 아이들은 놀이에 집중하느라 화장실에 가는 것을 잊거나 참는 경우가 많고, 입학 후에는 학교 화장실이 익숙하지 않아 변을 참는 아이들이 일시적으로 많이 발생한다. 따라서 입학 전에 규칙적인 배변 습관과 올바를 화장실 사용법을 교육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