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나라’로 알려져 있는 일본이지만 벚꽃보다 먼저 봄을 예고하는 꽃이 있으니 바로 매화다. 일본의 3대 공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바라키현의 카이라쿠엔에선 수천 그루의 화사한 매화가 이른 봄의 전령으로 여행객을 반긴다.
◆화려하고 정갈한 매화의 향연
오는 20일부터 3월말까지 카이라쿠엔에서 ‘미토 매화축제’가 열린다. 100품종에 이르는 매화나무 3000그루에서 뿜어내는 은은한 향기와 정갈한 자태는 벚꽃과는 다른 우아함이 눈을 즐겁게 한다. 공원 내 에도시대의 목조 건물인 고분테이 3층에서 바라보이는 전망은 연분홍빛 호수를 연상케 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 지역의 양조회사 키우치 주조는 아름다운 매화나무의 매실을 따다 매실주(우메슈)를 만드는데 전국 매실주 경연대회에서 1등을 수상할 만큼 실력이 있어 맛도 뛰어나다. 견학 후 시음도 가능하다. 키우치 주조는 또 손님이 주문하는 맥주도 생산하는데 자신만의 재미있는 상표까지 달 수 있어 결혼기념이나 생일 축하용 맥주로 인기가 높다.
◆태평양의 맛과 풍경
매화의 향기에 취하고 매실주의 달콤함을 맛본 후 점심으로 메밀소바를 직접 만들어먹어 보는 맛은 어떨까. 소바 명인과 반죽을 만들어 썬 다음 바로 삶아 소쿠리에 내오는 소바를 양념장에 적셔먹으면서 곁들여 나온 튀김과 차가운 맥주 한잔을 하는 맛이 그만이다.
소바가 양에 차지 않는다면 해안가 나카미나토 어시장으로 향하는 게 제격이다. 참치, 연어, 생새우, 성게알, 연어알 등을 넣은 회덮밥으로 눈과 입을 즐겁게 하는 것도 좋겠다. 식사 후 둘러보는 어시장 풍경은 싱싱한 바다 내음과 풍부한 해산물, 시끌벅적한 흥정이 어우러져 활기에 넘친다. 노점의 생굴 맛도 보고 각종 건어물도 저렴하게 살 수 있다.
이바라키현은 태평양에 맞닿는 긴 해안선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태평양의 조망이 시원한 오아라이 수족관의 돌고래와 물개쇼는 색다른 재미가 실감난다. 언덕 위 카미네 동물원에서 만난, 짝 잃은 홀아비 고릴라의 처연한 눈빛 너머에도 대양이 드러누워 있다.
◆노천탕도 좋고 고층탕도 좋아
드넓은 태평양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또 있으니 오아라이 호텔의 온천욕장이다. 일본의 왕실 가족도 묵고 간다는 호텔의 꼭대기 9층에 욕장이 있다. 태평양의 낙조를 바라보며 뜨거운 탕에 몸을 담그는 사치를 누릴 수 있다.
바다보다 조용한 숲이 좋다면 일본 3대 폭포 중 하나인 후쿠로다 폭포의 장관을 봐야 한다. 이어 하류에 위치한 료칸형 호텔 오모이데로망칸에 여장을 내려놓고 노천탕인 후쿠로다 온천에서 여독을 풀 수 있다.
무공해의 시원한 공기를 쐬고 맑은 별빛을 올려다보며 시원하면서 뜨거운 노천욕을 즐기다보면 어느새 머리 속 온갖 시름이 훌훌 날아가 버리고 만다.
[이바라키 여행정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