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장만보다 더 신경 쓰이죠. 평소 살림살이를 평가받는 느낌이랄까요.”
이번 설날에도 시어머니와 동서 식구를 맞아야 하는 워킹맘 김정현(38)씨는 집 정리부터 걱정이다. 명절 음식을 하면서 싱크대와 냉장고 곳곳을 보여줘야 하고, 하룻밤 자고 가는 식구들 때문에 이불장에 옷장까지 열어야하니 말이다.
명절을 앞두고 주부들의 골치를 지끈거리게 만드는 주범 중 하나가 집안 정리다. 수납·정리의 고수가 고민을 덜어주러 나섰다. 블로그 ‘털팽이의 정리법’(blog.naver.com/white7722)을 운영하는 12년차 주부 조윤경(35)씨는 “냉장고와 싱크대 속, 옷장과 화장실 등에 있는 물건을 종류별로 제자리만 찾아줘도 집안이 한결 간결하게 정리된다”고 조언한다. 그에 따르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과감하게 버리는 것”이다.
◆냉장고-비닐에 싸인 것 버려라
정체 모를 시커먼 비닐봉지가 가득한 냉장고는 주부들에겐 애써 외면하고 싶은 공간이다. 주부커뮤니티 락앤락 써포터즈가 1100여 명의 주부에게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56%가 ‘오래 보관해야 할 음식물은 비닐봉투에 담아 냉동실에 넣는다’고 했다.
냉장고 정리는 “버리기”가 가장 우선이다. 조씨는 “냉장실과 냉동실에 있는 것들을 다 빼서 오래된 것은 버려 냉장고를 비운 다음, 파·마늘을 다듬어두는 등 명절음식에 필요한 재료들을 정리해두라”고 설명했다.
냉동실의 경우 음식 재료를 쌓아두지 말고 세로로 세워 수납하는 게 비결이다. 마을·생강·다진 파 등 함께 사용하는 재료들끼리 용기에 담아두면 나중에 찾아 쓰기 편하다. 냄새가 섞이거나 산화되지 않게 냉동실용 진공팩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화장실-샴푸`클렌저 하나씩만
집안에서 제일 깨끗해야 할 곳이 화장실이다. 집에 오는 손님들은 누구나 한 번씩 들어와서 이용하는 만큼 특히 신경이 쓰이는 공간이다.
쓰지도 않으면서 여러 개 꽂아뒀던 칫솔은 과감하게 치운다. 샴푸나 보디클렌저 등도 하나씩만 비치해둔다. 타월은 부족하지 않게 채워두고, 비누도 깔끔한 것으로 바꿔놓는다.
◆옷은 계절별로
옷장은 먼저 개는 옷과 거는 옷을 구분한다. 개는 옷은 서랍에 계절별로 담는데, 가장 쓰기 편한 높이에 자주 입는 제철 옷을 넣어둔다. 계절이 바뀌면 서랍 위치만 바꿔주면 된다. 거는 옷도 계절별로 나눠 꺼내기 편한 곳에 제철 옷을 걸어둔다. 이불 또한 봄·가을용과 여름용 제품을 압축팩에 넣어 정리하면 한결 공간이 산뜻해진다. /전효순기자 hsjeon@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