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을 노리는 축구대표팀이 바레인을 꺾고 23년간 이어진 아시안컵 첫 경기 무승 징크스를 깨뜨렸다.
조광래호는 11일 열린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구자철이 전반 40분과 후반 7분 연속골을 넣으며 후반 41분 파우지 아이시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한 바레인을 2-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역대 아시안컵에서 두 차례 만나 모두 패배를 안겼던 바레인에 설욕하면서 통산 맞대결 전적에서도 10승4무2패로 우위를 이어갔다.
조광래호는 예상대로 원톱 지동원, 양날개 박지성·이청용, 처진 스트라이커 구자철을 배치하는 4-2-3-1 포메이션으로 바레인에 맞섰다. 중앙 미드필드는 기성용·이용래가 호흡을 맞췄고, 포백은 이영표·이정수·곽태휘·차두리로 꾸려졌다.
박지성·구자철·이청용 ‘3각 편대’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격 가담으로 바레인을 압박했다. 전반 6분 박지성의 오른발슛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슛을 날렸지만 골키퍼에 막히거나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균형은 전반 40분에 깨졌다. 기성용의 중거리슛이 마치 패스처럼 페널티킥 지점에 있던 구자철의 발에 걸렸고, 구자철이 차분하게 오른발로 차 선제골을 뽑았다.
구자철은 이어 후반 7분에도 차두리의 오른발 슛을 골키퍼가 쳐내자 골문 앞에서 추가골로 연결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윙백 차두리는 후반 21분에도 위협적인 왼발 슛을 날리는 등 이날 활발한 공격 가담으로 주목을 받았다.
승리를 확신한 조광래 감독은 후반 23분 지동원과 구자철을 빼고 손흥민·염기훈을 투입해 공격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후반 38분 곽태휘가 페널티지역 왼쪽 안으로 파고든 압둘라 알 다킬을 막으려다 페널티킥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다.
곽태휘는 이때 레드카드까지 받아 퇴장당했고, 이후 한국은 10분가량 10명이 싸웠지만 끝까지 2-1 리드를 지켜냈다.
바레인을 꺾고 산뜻하게 출발한 한국은 역시 인도를 4-0으로 격파한 호주와 14일 오후 10시15분 격돌한다.
/김민준기자 mjkim@metr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