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신묘년이 밝았다. 토끼는 예로부터 부지런하고 지혜로운 동물로 사랑받아 왔다. 20대 중반의 팔팔한 체력을 바탕으로 황금기에 접어든 1987년생과 안정되고 원숙한 기량을 자랑하는 75년생 토끼띠 스포츠 스타들은 올해 토끼처럼 힘차게 뛰어오르겠다는 각오다.
◆ 1987년생(25세)
‘얼짱 당구스타’ 차유람과 프로골퍼 강성훈, ‘좌완 괴물’ 류현진(한화)과 ‘타격 기계’ 김현수(두산), 최정(SK)·강정호(넥센)·양의지(두산) 등이 대표적이다.
차유람=차유람은 지난해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한 뒤 이를 악물고 훈련에 전념했다. 지난달 국내 대회인 ‘2010 포켓 왕중왕전’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고, 이달 3주가량 필리핀으로 전지훈련을 떠나 메이저대회인 암웨이오픈, 세계선수권, 차이나오픈 우승에 도전한다.
차유람은 메트로신문 독자에게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인사를 전한 뒤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요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올해에도 대표팀 선배들과 함께 세계 속에서 한국 당구의 우수성을 알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성훈=강성훈은 지난달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스쿨 최종전에서 11언더파 418타 공동 16위에 오르며 2011시즌 PGA 투어 출전 자격을 따냈다. 이달 둘째 주 열리는 소니오픈부터 미국 무대 정벌에 나선다. 동갑내기 여자 프로골퍼 안선주 또한 지난해 일본프로골프(JLPGA) 투어에 진출하자마자 상금왕과 신인왕, 최저 타수상, 다승왕을 휩쓸면서 일본 골프계에 충격을 주었다. 올해 미국과 일본을 오가며 우승에 도전한다.
류현진=류현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기록을 넘어서 29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작성하며 국내 프로야구를 평정했다. 방어율(1.82)과 탈삼진(187개) 타이틀을 차지하고도 타격 7관왕 이대호(28·롯데)에게 최우수선수(MVP)를 내줬지만 올해는 기필코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기세다. 지난해 연봉 2억7000만원을 받으며 오승환(삼성)이 기록했던 프로야구 5년차 최고 연봉(2억6000만원) 기록을 갈아치운 류현진은 올해도 지난 시즌 빼어난 활약을 보인 만큼 프로 6년차 최고 연봉인 이승엽의 3억원을 넘어설 게 확실해 보인다.
김현수=국내 최고의 타격 기술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김현수는 올해 자신의 기록보다는 매번 한국시리즈 문턱에서 좌절했던 두산의 우승을 달성하겠다는 각오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진현=축구에서는 새롭게 국가대표 골키퍼로 합류한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에 주목해볼 만하다. 2005년 U-18 대표팀을 시작으로 2007년 U-20 월드컵 때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주전으로 나섰던 김진현은 아직 대표팀에서는 정성룡(성남)과 김영광(울산)에게 밀려 제3골키퍼지만 2014년 월드컵과 그 이후 대표팀 골문을 지킬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영준=프로배구에서는 우리캐피탈의 레프트 강영준이 2년째 겁 없는 스파이크를 터뜨리며 패기를 뽐내고 있다.
◆ 1975년생(37세)
조인성=지난해 프로야구 첫 포수로서 100타점을 넘긴 조인성(LG)이 눈길을 끈다. ‘앉아쏴’ 조인성은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지난해 133경기 전 경기 출장과 함께 타율 0.317에 145안타, 28홈런, 107타점, 69득점을 달성했다. 공격력에서만큼은 국내 포수들 중 최고를 자랑하는 그는 올해 수비를 보강해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겠다는 각오다.
안정환=축구스타 안정환(다롄)도 76년 1월생 토끼띠다. 2009년 중국리그 진출 첫해 6골(2도움)로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낸 그는 지난해 10골(4도움)로 팀 내 득점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시즌 말미 무릎 부상으로 재활에 전념해오고 있다. 박성화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다롄은 일찌감치 안정환에게 큰 폭의 연봉 인상을 제안하며 재계약을 요구했고, 안정환도 올해 다롄에서 다시 한 번 기량을 꽃피울 계획이다.
신기성=프로농구에는 베테랑 가드 신기성(전자랜드)이 있다. 지난해 부산 KT를 떠나 전자랜드로 옮긴 신기성은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치며 팀을 정규리그 선두로 이끌고 있다.
이창호=바둑에서는 ‘돌부처’ 이창호 9단이 토끼띠다. 지난해 초반 그는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10월 11살 연하인 신부와 백년가약을 맺으면서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