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연예가 화제의 주인공들에게 ‘메트로 어워드’를 바친다. 주는 쪽이나 받는 쪽이나 모두 기분 좋은 다른 상들과 비교해 몇몇 부문은 수상자들의 마음이 상할 수도 있으므로, 내년에는 2년 연속 수상에 크게 집착하지 않아도 된다.
주먹다짐상=술이 ‘웬수’다. 인천의 자랑 이혁재는 1월 인천의 한 룸살롱에서 종업원의 뺨을 때렸다. 눈물로 사과했지만 그의 끈적끈적한 춤사위를 언제 볼 수 있을지 미지수. 3월에는 개그맨 김태현이 술자리에서 말싸움 끝에 주먹을 휘둘렀고 최철호 역시 술자리에서 여자 후배를 폭행해 자숙 중이다.
스피드상=사고만 있고 사람은 없었다. 권상우는 6월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차를 들이받은 후 도주, 뺑소니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김지수 역시 음주운전으로 교통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머리 숙여 사과한 권상우는 ‘대물’로 부활했고 제작발표회에 불참한 김지수는 팬들을 두 번 실망시켰다.
불공평상=앤절리나 졸리와 브래드 피트가 커플 선언을 했을 때 미국인들의 마음이 이랬을까. 외모, 재력, 스타성 다 갖춘 장동건과 고소영은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의 종결자가 됐다. 아들 민준군의 외모가 공개되는 날은 불공평한 세상의 종지부를 찍는 날이 될 듯.
다이하드상=“드라마에서 죽지 않고 오래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에 귀 기울인 작가는 없었다. 김갑수는 올 한 해 여섯 편의 드라마에서 죽었다 살아났다. 각종 구설로 수차례 연예계 퇴출 위기를 겪었던 권상우는 뺑소니 혐의를 받고도 건재하며 불사조의 진가를 드러냈다.
휴 헤프너상=할리우드에 60세 어린 신부를 맞은 휴 헤프너 옹이 있다면 우리에겐 드라마 제작자 송병준과 변우민이 있다. ‘꽃보다 남자’를 제작한 송병준은 1월 2일 19세 연하의 탤런트 이승민과 결혼에 골인했고 변우민은 19세 어린 여자친구와 6월 웨딩마치를 울리며 타이를 이뤘다. 애초 알려졌던 ‘16세’를 ‘19세’라고 자진 신고한 변우민에게 양심상 추가요!
컬투가 기가막혀상=존박의 신선한 등장은 가요계뿐 아니라 대두 클럽에서도 반색할 만했다. 연예계 대표 소두 주진모, 빅뱅 탑, 토니안, 민효린은 그렇다 치다. 지난달 컬투와 함께 찍은 사진에서 원근법을 철저히 무시하는 머리 사이즈로 ‘대두 종결자’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속도위반상=후보가 쟁쟁했다. 한류스타부터 원조 아이돌까지 거침없었다. 장동건, SES 슈, 류시원, 허이재의 릴레이 ‘속도위반’ 선언에 이어 12월 마지막주 이천희-전혜진이 마침표를 찍었다.
최우수 연기·연출상=2관왕이다. 신출귀몰 신정환이 보내온 ‘저 아프거든요’ 인증샷 덕이다. 심전도를 전신에 연결하는 치밀한 연출력, 하얗게 질린 피부색, 끙끙 소리가 날듯한 표정까지 완벽했다. 연출에 연기까지 역시 ‘예능 신’이다. 트로피 받으러 귀국하시길.
법원단골상=강병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바쁘게 법원을 들락였다. 이병헌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된 데 이어 명품 시계 횡령 혐의로 또다시 소송을 당했다. 올 한 해 법정에서 보낸 소중한 시간이 헛되지 않으려면 사법고시 혹은 로스쿨 입학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식신강림상=“소 먹자” 함부로 따라했다가 혼쭐난 여친들이 속출했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 쇠고기를 참 맛나게도 먹었다. 그렇게 먹는 걸 보고도 남자들은 좋다니 불공평상 하나 더 건네야 할 듯. 이효리에 이어 내년 한우홍보대사는 신민아가 찜.
뒤통수상=등잔 밑이 어둡긴 스타도 마찬가지. 화려한 재기에 프로듀서 타이틀까지 탐내던 이효리는 신인 작곡가 바누스에게 뒤통수를 세게 맞았다. 그에게 받은 4집 신곡이 모두 표절로 판명 나면서 활동을 조용히 접어야 했다.
버티기상=조희문 전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에게 돌아갔다. 독립영화 지원 사업 외압 의혹이 불거진 지난 6월부터 해임 처분이 내려진 11월까지 꿋꿋하게 버텼다. 강호동이 덤벼들어도 못 이길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
본의 아닌 해외진출상=트로트 가수 최유나의 ‘와인글라스’가 지난 5월 열린 칸 국제영화제 메인 상영관앞 광장에서 울려퍼졌다. 경쟁 부문 진출작이었던 ‘시’에서 주인공 윤정희가 부르는 노래로 삽입됐기 때문. 한국 전통가요의 구성지고 흥겨운 가락을 전 세계 영화인들에게 알렸다.
G20 홍보상=G20 홍보용 특집 프로그램에 무려 3300분을 할애한 KBS가 받았다. 1시간짜리 프로그램을 55개나 만들 수 있는 분량. 딴짓 하는 출연진에게 ‘이것들이 G20 개최국 국격에 안맞게’란 자막으로 일갈한 MBC ‘무한도전’ 김태호 PD가 강력한 후보로 지목받았으나 역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