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124승 투수 박찬호가 오릭스 버펄로스에 입단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사실 박찬호의 일본진출설은 지난 시즌부터 모락모락 피어났다. 요미우리가 박찬호에게 눈독을 들인다는 말도 있었다. 예상과 달리 비 메이저구단인 오릭스행으로 귀결됐을 뿐이었다.
일본 무대에 첫발을 내딛는 박찬호의 위치는 이전 한국 선수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그동안 한국 프로 출신 선수들은 일본야구에 도전하는 위치였다. 때문에 일본 선수들은 이들을 얕보는 경향이 있었다. 일본 야구는 외국인 선수에게 관대한 편이지만 미국과 남미 계열의 선수에게만 국한된 것이다. 아시아계 선수들에 대해서는 다른 시각을 갖고 대한다.
예를 들면 일본 코치들은 한국 선수들의 타격폼이나 투구폼을 뜯어고치곤 했다. 이종범·정민철·정민태·이승엽 등 대부분의 선수가 강제적인 교정을 당해야 했다. 물론 적응을 위한 교정일 수 있으나 자신들의 입맛대로 다루는 경향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박찬호는 일본이 자랑하는 노모 히데오를 뛰어넘은 아시아 출신 ML 최다승 투수다. 일본에 진출한 ML 출신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적을 지녔다. 일본 야구가 도전이 아닌 메이저리그의 우월성을 보여주는 위치에 있는 거물투수다.
그래서 더욱 박찬호의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ML 거물투수라는 점은 일본에서의 생활뿐만 아니라 그라운드에서도 이점을 누릴 수 있다. 어느 누구를 상대하든 우월하거나 혹은 대등한 입장이다. 박찬호는 당장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자율권을 부여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성공을 장담하기는 이르다. 일본 타자들은 까다롭다. 적극적인 타격을 펼치는 메이저리그 타자들과 달리 인내심이 많고 선구안도 뛰어나다. 컷팅을 잘해 투구 수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일본의 간판타자들은 메이저리거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성공과 우월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OSEN 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