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을 올리는 ‘통큰 고객’은 따로 있었다. ‘골드 미스’(경제력을 갖춘 30대 싱글 여성)의 영향력이 주춤한 사이 여가활동을 즐기는 50대 베이비붐 세대와 30∼40대 워킹맘(자녀를 키우는 직장 여성), 자신을 꾸미는 데 적극적인 ‘로엘족’이 큰손으로 떠올랐다.

26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과 소비심리가 회복된 올해의 고객 구매 데이터를 비교한 결과, 50대 고객의 구매금액은 2008년보다 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에 시달린 20대 고객의 씀씀이는 8%에 그쳤다.

1955∼63년 출생한 중년층인 베이비붐 세대는 경기회복세를 타고 여유로운 쇼핑을 했다. 특히 여가를 즐기려는 중년들로 아웃도어 상품군 구매금액 증가율이 2008년보다 76%나 돼 평균 증가율인 42%를 크게 웃돌았다.

30∼40대 워킹맘도 씀씀이가 컸다. 특히 점심 시간(낮 12∼1시)과 저녁 시간(오후 6시∼폐점)에 이들이 올리는 매출은 2008년보다 75% 늘어 전 연령대 신장률 49%보다 훨씬 높았다.

남성 고객들은 여성보다 더 크게 지갑을 열었다. 올해 여성 고객의 구매금액은 2008년보다 28% 늘어난 반면, 남성 고객의 구매금액은 34%나 증가했다. 특히 50대 남성고객의 화장품 구매금액은 42% 뛰었다. 백화점 측은 이들을 ‘로엘(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족’이라 이름 붙였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남자 주인공(현빈)처럼 패션에 관심이 많고 자신을 위한 투자에 관대한 남성을 뜻하는 말로, 드라마 속 백화점 이름을 따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