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라 불릴 정도로 흔한 질병 중 하나다.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 폐경기의 중년 여성 등 우리 주변에서도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적지 않다. 특히 자살한 연예인들의 대부분이 우울증을 앓았을 정도다.
우울증은 삶의 의욕 저하로 불안·불면증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10∼15%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강북삼성병원의 오강섭(사진) 교수는 “모든 사람이 평생에 한 번은 않는 병이지만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며 “우울증을 방치하면 중증으로 발전해 치료기간이 길어진다”고 지적했다.
Q. 연말에 의외로 우울증이 많이 찾아온다던데.
A. 연말은 인사 평가로 직장인들의 스트레스가 가중되는 시기인 동시에 연휴의 들뜬 분위기로 인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 쉽다. 또한 계절적으로 겨울철에 우울증 발생률이 높은데, 줄어든 일조량으로 뇌 속의 멜라토닌 분비에 이상이 생기는 탓이다.
Q. 여성이 우울증에 더 잘 걸린다고 들었다.
A. 최근 현대아산병원이 40세 이상 부부 500쌍을 조사한 결과, 남편들은 고혈압(46%)·당뇨병(27%) 발병률이 높은 반면, 아내들은 불면증(46%)·우울증(19%)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치료 환자 중 중년 여성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여성은 생물학적으로도 우울증에 취약하다. 중년에 찾아오는 폐경기 전후 호르몬의 영향으로 갱년기 우울증이 오기도 한다.
Q. 우울증 때문에 몸이 아프기도 하는지.
A. 우울증은 우울감, 무기력감 등과 함께 신체 통증도 나타난다. 지난 3월 대한우울·조울병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우울증을 겪는 사람의 90%가 두통·어깨통증 등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45%는 정신과가 아닌 내과, 외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 다른 진료과를 거친 후 정신과 진료를 받는다. 또 우울증 환자가 처음으로 정신과를 찾기까지는 3.2년이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질환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어 스스로 병을 키우는 것이다.
Q. 우울증의 원인은 무엇인가.
A. 우울증은 뇌 속에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등과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뇌 질환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마음가짐만으로는 치료할 수 없다. 우울한 감정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신체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정신과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방치하면 우울증은 악화되고, 심한 경우에는 공격적인 행동이나 자살 충동까지 일으킬 수 있다.
Q. 우울증 치료는 어떻게 하나.
A. 중증일 경우에는 입원 치료를 하지만, 대부분 외래통원치료를 통해 약물·상담치료를 병행한다. 약물치료는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 치료해야 재발을 막고 완치할 수 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정신과 약물의 부작용을 걱정하지만, 항우울제는 장기 복용한다고 뇌를 손상시키거나 치매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오히려 우울증을 오래 방치하면 치매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Q. 우울증 예방에 도움되는 생활습관이 있다면.
A. 연어·고등어·청어·참치 등 등 푸른 생선이나 호두 등 오메가3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을 자주 먹는다. 오메가3 지방산은 세로토닌 분비량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비타민B가 풍부한 채소나 견과류, 현미밥도 좋다. 또 햇빛을 쬐면 비타민D가 만들어져 뇌 속의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키기 때문에 야외활동을 늘리거나 걷기, 조깅 등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