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 ‘돈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FA로 풀린 선수들이 저마다 상상 이상의 계약을 얻어내면서 화제 만발이다. 특히 예상 외의 선수들이 수퍼스타 이상의 돈을 쓸어담아 부러움의 대상이 됐다.
제이슨 워스와 칼 크로퍼드가 대표적인데, 워스는 7년 1억2600만 달러에 워싱턴과, 크로퍼드는 보스턴과 7년 1억4200만 달러에 사인했다. 워스는 30홈런을 한 번 기록했을 뿐이고, 크로퍼드는 20홈런도 찍은 적이 없다. 그러나 구단들은 마치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돈다발을 화끈하게 푼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자 추신수에게도 눈길이 쏠린다. FA가 되려면 3년이 남았지만 올겨울 ‘이상 현상’의 수혜를 받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다소 냉정한 편이다.
우선 클리블랜드는 추신수를 장기계약으로 묶을 생각이 별로 없다. 팀이 재건 중이라 선수 한 명에게만 큰돈을 투자하기 어렵고, 3년 후면 31세가 되는 추신수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한때 팀 간판 타자였으나 다년 계약 뒤 추락한 트래비스 해프너의 예도 주저하게 하는 요인이다.
추신수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도 아직까지 정중동이다. FA 고객이 많은 형편상 추신수 계약건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하면 1년 계약이 유력한 추신수는 ‘대박의 꿈’을 몇 년 뒤로 미룰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얻은 것도 크다. 올겨울 ‘돈파동’은 향후 추신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워스가 외야수 역대 4위에 해당하는 큰 계약을 얻었다. 워스는 나이, 성적, 포지션, 추세 등 모든 면에서 추신수와 가장 비교되는 선수다. 공교롭게도 워스의 에이전트가 바로 보라스다. 추신수가 속으로 웃는 이유다.
/미국야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