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셔니스타들이 겨울 바람에 휘날리는 케이프(Cape·망토)의 멋에 빠졌다. 출산 후 남편 장동건의 영화 시사회장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배우 고소영도 블랙 케이프를 입고 나와 케이프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올겨울엔 캐시미어·모·울 등 다양한 소재로 멋쟁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스타일도 플레어 스커트처럼 퍼지는 부드러운 실루엣에서 커팅이 돋보이는 테일러드 재킷 형태까지 다채로운 변주가 엿보인다.

◆최신 유행 소프트 밀리터리룩

이번 시즌 핫 트렌드는 여성스러움과 동시에 시크함이 묻어나는 ‘밀리터리 스타일링’이다. 케이프에서도 어깨 견장이나 벨트 장식 등을 활용한 디자인이 눈에 많이 띈다.

르윗 의 서희정 디자인실 부장은 “그동안 케이프 코트는 여성성을 드러낼 수 있는 아이템으로 곡선을 강조하는 스타일이 주를 이뤘지만, 올겨울엔 튀는 장식으로 남성미를 강조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색상도 카키나 베이지·카멜이 주로 쓰였다. 특히 높은 칼라나 더플 코트의 후드, 가죽 트리밍 등 남성복에서 자주 볼 수 있던 장식이 대거 등장했다. 레깅스·스키니 팬츠, 워커 부츠와 함께 입으면 밀리터리 지수를 높일 수 있다.

◆변함없는 멋 ‘클래식 스타일’

빠르게 변하는 유행 속에서도 정통 스타일은 변함없는 멋이 살아 있다. 카멜·그레이·체크 패턴의 클래식한 케이프는 올겨울 좀 더 우아한 모습으로 재탄생됐다. 더블 버튼·핸드 메이드 스티치 등의 장식으로 기품을 더하고, 캐시미어나 부드러운 울 소재를 사용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신상품이 줄을 잇고 있다.

오즈세컨의 박형미 마케팅실 대리는 “기본 스타일의 케이프는 풍성한 풀스커트와 플랫 슈즈와 매치하면 1950년대로 시간을 되돌린 듯 우아하면서 고전적인 레이디 라이크룩을 연출할 수 있다”며 “스카프나 벨트 등 액세서리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모자·소매 달아 변형

케이프의 클래식함을 유지하되 재치 있게 변형한 디자인은 입는 이도, 보는 이도 즐겁다.

여성복브랜드 매긴은 과감한 커팅이 돋보이는 재킷 스타일에 풍성한 모피를 곁들여 ‘파워 우먼’ 분위기를 연출했다. 모자가 달린 케이프는 미니멀한 원피스와 함께 입으면 동화 속 ‘소공녀’가 따로 없다. 예스비는 소매를 달아 색다른 느낌을 줬다. 9부 길이라 다른 아이템과 레이어드하기에도 손쉽다.

직접 짠 듯한 니트 소재도 따뜻해 보인다. 옅은 갈색에 주황색으로 포인트를 준 갭의 케이프는 짙은 회색 팬츠와 카멜 컬러 슈즈로 톤온톤 코디를 하면 한결 멋이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