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로 접어든 일본 규슈, 특히 남규슈는 독특한 풍습과 문화·천혜의 자연으로 여행객들의 발길을 붙잡기로 유명하다.
◆ 사쿠라지마: 야외족욕 필수
가고시마 선착장에서 15분 정도 배를 타고 이동하면 이 지역의 상징인 화산섬, 사쿠라지마가 시선을 압도한다. 1946년 화산 폭발로 흘러내린 용암이 육지와 섬 사이를 메워 섬 아닌 섬이 됐다. 이 곳에선 족욕을 꼭 해봐야 한다. 앞으로는 너른 가고시마 바다를, 등 뒤로는 화산구름을 뿜는 사쿠라지마에 기댄 채 따끈한 야외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있노라면 그 누군들 행복하지 않으랴. 남규슈에서만 누릴수 있는 호사다.
◆ 우도신궁:손 씻는 풍습 ‘재미’
쨍하던 해가 모습을 감추고 굵은 비가 후두둑 떨어지자 여행객들은 종종걸음으로 신궁으로 향한다. 우도신궁을 향해 뻗은 흙길에는 비마저도 운치 있게 만드는 조약돌들이 소복해 발길이 말끔하다.
부부의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곳으로 잘 알려진 이곳은 그래서인지 신혼부부들이 많이 찾는다. 동굴 속 신궁에 들어가기 전 액운을 쫓기 위해 손을 씻는 풍습도 재미나다.
미야자키현의 남부에 위치한 니치난 해안에선 ‘도깨비 빨래판’이 유명하다. 오랜 시간 퇴적된 암초가 파도의 풍화작용으로 빨래판의 결처럼 깎인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인데 신기한 모습에 사람들은 눈을 떼지 못한다.
◆ 노천욕:여독 풀기엔 ‘제격’
일본 여행에서 온천욕을 빼놓을 수 있을까. 후쿠오카 겐카이 호텔에서 즐긴 노천욕은 살포시 어깨 위로 내려 앉는 비로 낭만까지 더했다. 머리에 작은 수건을 얹고 물 속에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현지인들은 풋풋한 매력으로 다가온다.
온천으로 여독을 풀고 하카타 타워에 올라 하카다만과 후쿠오카 시내의 전망을 시원스럽게 내려다봤다. 대자연의 신비 속에서 살아가는 일본 사람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댄다. 긴 이동 시간마저 달콤하게 느껴진 남규슈에서의 나날이 아쉽게도 끝나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