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높은 혈압으로 음식을 싱겁게 먹고 헬스도 하면서 건강 관리에 신경을 써오던 주부 이지숙(58)씨. 갑작스럽게 한파가 불어닥친 한 달 전, 며칠 동안 오른쪽 눈이 심하게 떨리더니 저녁식사를 준비하던 중 갑자기 한쪽 다리에 마비가 와 그대로 주저앉았다. 급하게 응급실을 찾은 이씨는 뇌경색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빨리 병원을 찾은 덕분에 혈전용해제(tPA) 치료를 받고 1주일 만에 완쾌돼 퇴원을 했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병원을 찾는 뇌졸중 환자들이 늘었다. 뇌졸중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학계 보고에 따르면 뇌졸중 전조증상이 보인 후 3시간 이내를 ‘골든타임’이라고 부른다. 뇌경색의 경우 골든타임인 3시간 안에 병원을 찾으면 효과적인 혈전용해제인 tPA로 치료해 완치에 가까운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하지만 뇌졸중 전문 명지성모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최근 3개월동안 뇌졸중 발병 후 3시간 이내에 병원을 찾은 경우는 12.5%에 불과했다.
명지성모병원 허춘웅 병원장은 “본인이 증상이 뇌졸중의 전조증상인 것을 모르거나 알더라고 응급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해 빠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특히 뇌졸중의 경우, 뇌출혈과 뇌경색의 증상과 비슷하지만 치료방법은 정반대기 때문에 반드시 숙련된 전문 의료인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뇌졸중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가까운 전문병원 응급실 번호를 알아두는 것이 위급상황에 큰 도움이 된다.
◆ 언어·운동·심리 복합 치료
뇌졸중의 초기대응만큼 뇌졸중재활도 시간이 중요하다. 환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심뇌혈관계가 48시간 이상 안정된 상태가 유지됐다면 뇌졸중 발병 후 3일 안에는 재활치료의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뇌 손상으로 인해 기능이 떨어진 신체는 사용하지 않을수록 회복이 더디기 때문이다.
뇌졸중재활 전문 명지춘혜병원의 박시운 원장은 “발병 후 3개월 안에 뇌신경의 90%가 회복되는데 이와같은 신체 활동에 맞춘 적절한 재활치료가 남은 인생에 삶의 질을 좌우한다”며 “뇌졸중으로 인한 신체적 장애가 같을지라도 이 시기에 어떤 재활치료를 받았는지에 따라 일상 복귀 능력은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초기 뇌졸중 재활치료는 손상된 신경계의 회복을 극대화하고 이차적 장애를 예방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박시운 원장은 “뇌졸중은 대부분 언어와 운동 등 신체 전반에 장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언어·운동·심리치료사 등이 한 팀이 돼 전인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