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을 핵심 동력으로 활용하는 벤처기업 레인디. 동안의 김현진(32) 대표는 푸릇푸릇한 느낌이 물씬 났다.
2008년 설립 당시만 해도 김 대표와 CTO(최고 기술경영자)를 제외한 전 직원이 대학생이었다. 사업 초기 레인디는 실제 길거리 사진으로 지역 정보를 서비스하는 플레이 스트리트(www.playstreet.net)로 이름을 날렸고, 현재 연매출 20억원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뉴질랜드, 덴마크 등 해외로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연예기획사 싸이더스HQ와 ‘위시쿠폰’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저명 IT매거진 레드헤링이 선정한 ‘아시아 어워드 100’에도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만큼 정보기기 이용률이 높은 20∼30대 성향과 욕구를 파악하는 데 있어 대학생 직원의 의견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플레이 스트리트를 이용할 20∼30대가 선호하는 맛집, 명소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하는 데 대학생 직원들 의견이 가장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대학생 특유의 열정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다른 프로그램 개발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자평이다.
성공의 열매를 맺기까지는 시련도 많았다. 한 벤처 캐피탈은 “대학생이 일하는 벤처기업을 어떻게 믿느냐”며 투자를 거부했다. 대학생 직원을 무시하는 거래처도 부지기수였다. 실제 대학생 직원은 실수가 잦은 편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대표는 “그런 위험을 안고 가는 것이 CEO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위험성을 담보하는 만큼 얻는 것이 더 많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사가 성장하며 전문인력을 스카우트해 대학생 정직원 비율이 100%에서 30%로 많이 낮아졌지만 7 대 3 비율은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며 “대학생은 기성세대가 할 수 없는 일을 하게 하는 힘이 있다”고 대학생 채용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위시쿠폰’ 사업도 11월 중 공개 리쿠르팅으로 선발한 대학생과 함께할 예정이다. 레인디와 산학협정이 체결된 대학 재학생들은 학기당 최대 15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다. 이들은 복사·팩스 처리, 서류 정리 등의 단순 업무가 아닌 실무에서 프로페셔널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대학생을 주축으로 벤처기업을 일군 김 대표의 꿈은 ‘엔젤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창업을 원하는 청춘에게 엔젤 투자를 해주고,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생각이다.
“창업은 마라톤입니다. 1∼2년 안에 대박을 생각하다간 큰코다치기 십상이죠. 멀리 보고 꿈을 현실화할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결과가 5년 혹은 10년 뒤에 나올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지만 대학생의 꿈과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달리길 바랍니다.”
/사진=최현희(라운드테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