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항생물질이 듣지 않는 수퍼박테리아 공포가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 대규모 감염사망자를 일으킨 수퍼박테리아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이 국내에서도 내성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007∼2009년 우리나라 종합대학병원 등 의료기관 13∼25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균의 내성률이 항생제 세프타지딤에 대해 70%를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2007년 57%, 2008년 63%보다 증가한 것이다. 또 해당 바우마니균의 다른 항생제 세페핌에 대한 내성률도 지난해 68%로 2007년 55%, 2008년 59%보다 점차 늘었다.

더 큰 문제는 현재 수퍼박테리아균에 대한 법적 감시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보건당국이 의료기관으로부터 수퍼박테리아 사망자에 대한 집계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내에는 공식적인 수퍼박테리아 감염에 따른 사망자가 없다고 해서 안심하기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자율모니터링제를 실시하고 있어 국내에 사망자가 있더라도 보고가 안 된 사례가 있을 수 있다”며 “12월 관련법 개정을 통해 5종의 수퍼박테리아를 법정감염병으로 지정해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퍼박테리아가 건강한 사람에게는 감염되지 않기 때문에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일본에서 사망사고를 일으킨 균도 이미 치료가 되는 항생제가 개발된 상태”라며 “일반인들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고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일지라도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