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밸류업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상장을 앞두고 있지만 주식시장에 긍정적 흐름을 주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장 기업들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 공시' 참여율, 밸류업 지수 상승률 등이 모두 제자리걸음하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출시 당일부터 이날까지 3.56% 감소했다. 출시 이후 점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 달 만에 하락세로 전환됐다. 오는 11월 4일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하는 ETF 12종목과 상장지수증권(ETN) 1종목이 상장할 예정이지만 주식시장의 기대감은 저조한 것으로 보여진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출시됐던 지난 9월 30일부터 현재까지 밸류업 공시 참여 기업 중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기업은 '고려아연'이다. 해당 기간 동안 고려아연은 45.05% 상승했다. 다만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등의 이슈가 강력했던 만큼 밸류업 공시에 따른 기대감으로 해석하기 어렵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된 99개 종목(고려아연 제외)은 지난 9월 30일부터 10월 29일까지 평균 1.69% 주가가 하락했다. 사실상 고려아연을 제외한 밸류업 지수 포함 종목들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게다가 정부가 밸류업 공시를 시작한 지 약 5개월이 지났지만 이날까지 나온 밸류업 공시는 총 61건이다. 이는 전체 상장사 2606개사(코스피·코스닥) 중 2.34%에 불과한 수준이다. 이 중 밸류업 안내공시가 아닌 본 공시에 참여한 기업을 추리면서 1.07%로 비율이 더욱 감소하게 된다. 지난 9월 밸류업 지수가 출시되고, 11월에는 밸류업 ETF·ETP 상장 등이 예정돼 있지만 기업들의 참여도는 여전히 낮은 모습이다.
이날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서울 여의도에서 '밸류업 펀드 조성 협약식 및 ETF 출시 간담회'를 열고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한 지 5개월여가 지났지만 전반적인 상장기업들의 참여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기업 밸류업 펀드 조성과 ETF 출시를 통해 밸류업 참여 기업에 대한 투자 분위기가 조성되면,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 유인이 증가하고 밸류업 프로그램도 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8월 거래소는 삼성전자, SK, LG, 포스코 등 10대 그룹 재무 담당 임원을 소집해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당부하기도 했다. 증시 영향력이 높은 대형 상장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밸류업 공시 참여 확산에 힘을 더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는 계열사를 포함해 그룹 전체가 밸류업 공시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지난달 발표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100종목에는 포함됐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계열 금융사들은 아직 주주가치제고 계획을 발표하지 않아 관련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다"며 "주가 트리거가 될 수 있는 이벤트는 밸류업 공시이지만 시기는 미정"이라고 짚었다. 이제는 삼성 계열사들의 밸류업 공시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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