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가 수요 예측 실패로 결국 상장을 철회하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증시 부진도 지속되고 있어 연말에 있을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흥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18일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하며 지난해 2월에 이어 다시 한번 상장을 연기했다. 높은 구주매출 비율과 상장 후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물량) 우려,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 업비트 자금 편중 부담 등으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참패한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도 케이뱅크의 수요 예측 실패는 예견된 일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해 2월에도 예비 심사까지 통과했다가 투자심리 위축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케이뱅크가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IPO 시장 내 투자위축 기조가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이에 IPO를 준비하고 있던 더본코리아, LG CNS, 서울보증보험 등 후발 주자들도 긴장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특히 지난 18일부터 코스피 시장 IPO를 위한 수요예측에 나선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 역시 공모가 산정 기준을 두고 고평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지난 17일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청주 상당구)은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본코리아 공모가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IPO 과정을 꼼꼼히 살펴볼 것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더본코리아가 공모가 산정 시 프랜차이즈 기업이 아닌 CJ씨푸드,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 등과 같은 식품제조유통 전문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15.78배를 사용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또 상장할인율도 코스닥 상장 기업 평균인 최소 22.2%, 최대 36%에 훨씬 못 미치는 최소 8.09%, 최대 24.50%를 적용한 것도 지적했다. 더본코리아의 할인율은 최근 수요예측 부진으로 코스피 상장을 철회한 케이뱅크의 할인율(7.06~26.42%)과 유사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케이뱅크의 상장 철회보다 국내 증시 침체가 IPO 시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IPO 철회는 개별 기업들의 사정에 따른 것이며, 모든 기업에 동일하게 적용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PO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현재 주식 시장이 상승세에 있는지, 그리고 IPO를 했을 때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가 핵심"이라며 "현재 국내 증시는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 수준)도 높다고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IPO 시장이 다소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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