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사측과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지엠 노조가 강도높은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는 최근 부분파업을 진행한데 이어 또 다시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향후 파업 방식과 강도를 논의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촉발한 주요 생산기지 가동 중단 및 수요 위축 등으로 완성차 업계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지엠 노조 측이 강도높은 투쟁을 강행하면서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높이고 있는 사측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지엠 부품협력업체의 한숨도 깊어질 전망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지엠 노조는 지난달 29일 쟁대위를 열고 이틀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결국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인해 누적 5000대 규모의 생산차질이 발생했다. 그러나 노조는 이같은 상황에도 이날 쟁대위를 또 다시 개최하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결국 한국지엠 노조의 추가 파업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2년 연속 파업'이라는 불명예를 얻게 된 한국지엠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도 곱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누적 생산 손실 6만대에 이어 파업 부작용까지 더해질 경우 부품협력업체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한국지엠이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지엠의 연간 당기순손실은 ▲2014년 3534억원 ▲2015년 9866억원 ▲2016년 6314억 ▲2017년 1조1598억원 ▲2018년 8594억원 ▲2019년 3202억원 등으로 6년간 4조3000억원에 이른다.
트레일블레이저가 수출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한국지엠의 올해 상반기 판매 실적은 총 2만598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7% 감소했다. 경영 정상화와 흑자전환 가능성이 여전히 어둡다. 게다가 현재 글로벌 GM도 전 세계 사업장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란 이야기도 있다. 적자 기업인 한국지엠도 구조조정의 삭풍을 언제든지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규모가 작은 부품협력사들은 최악의 경우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앞서 사측은 임금협상 주기를 1년에서 2년으로 변경하되 550만원으로 제시했던 올해 및 성과급을 700만원으로 상향하는 방안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과 더불어 통상임금의 400%에 600만원을 더한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사측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반면 한국지엠과 내수 시장에서 치열한 순위경쟁을 펼치고 있는 쌍용차 노사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복지 중단과 축소 등 경영 쇄신 방안에 합의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전 직원 임금 및 상여금 반납, 사무직 순환 안식년제(유급휴직) 시행 등 고강도 경영 쇄신책을 마련해 추진 중이다.
특히 쌍용차 노사는 지난 4월 동종 업계 가운데 가장 먼저 2020년 임단협 교섭을 무분규로 타결, '11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라는 기록을 이어가며 상생을 통한 경영정상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제조업 전체가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대부분 기업들이 노사간 상생을 통한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라며 "회사가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파업을 강행하는 한국지엠 노조의 행동은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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